같은 회사, 다른 목소리: 제품별 브랜드 보이스 나누는 기준
1인 브랜드가 금융계산기부터 정신건강 앱까지 제품마다 톤을 어떻게 나눴는지, 목소리를 가르는 세 가지 기준을 정리했어요.
혼자 여러 제품을 만들다 보면 이상한 순간이 와요. 금융계산기 안내 문구를 쓰던 손으로 정신건강 앱 문구를 쓰는데, 같은 말투가 왜인지 어색하게 느껴지는 거죠. 혹시 이런 적 없나요?
라이프케어로그는 플랜씨(plan-c)·플랜엘(plan-l)·플랜비(plan-b)·플랜티(plan-t) 네 개 제품을 한 사람이 운영해요. 브랜드는 하나인데, 사용자가 각 앱을 여는 마음은 전부 달라요. 그래서 "말투 하나로 통일"이 아니라, 어디까지 같이 가고 어디서 갈라질지를 먼저 정해야 했어요. 기준을 적어 두니 문구 쓸 때 헤매는 시간이 확 줄더라고요.
목소리를 가르는 세 가지 기준
직접 나눠 보니 결국 세 가지로 정리됐어요.
- 앱 열 때의 마음
- 실수의 무게
- 머무는 시간
첫 번째는 사용자가 앱을 열 때의 마음이에요. 플랜씨는 "얼마 나오지?" 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실용적인 순간이라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가요. 반대로 플랜티는 마음이 무거울 때 여는 앱이라, 같은 담백함이라도 훨씬 조심스럽고 재촉하지 않는 결로 써요.
두 번째는 실수의 무게예요. 플랜엘(plan-l)은 법령·판례를 다뤄서 한 문장이 오해를 부르면 곤란해요. 그래서 단정보다 "확인해 보세요"처럼 여지를 남기는 톤을 기본값으로 뒀어요. 월 3건 무료로 가볍게 찾아보는 도구지만, 문구는 오히려 더 신중하게 잡았어요.
세 번째는 사용자가 머무는 시간이에요. 플랜비(plan-b)는 동호회 회비 정리나 출전 로테이션처럼 자주 들락거리는 앱이라, 짧고 리듬감 있는 문장이 잘 맞아요.
공통 뼈대는 그대로 남긴다
기준을 나눴다고 네 개가 완전히 딴 브랜드처럼 보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아무리 갈라져도 지키는 뼈대를 따로 적어 뒀어요. 과장하지 않기, 가르치려 들지 않기, 같이 고민하는 거리감. 이 세 줄은 어느 제품에서도 안 바꿔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한 페이지에 공통 뼈대 세 줄, 그 아래 제품마다 기준 한두 줄. 다 합쳐도 대여섯 줄이라 30분 만에 초안이 나왔어요. 새 문구를 쓸 때 이 페이지에 대조해 보면 "이 톤이 맞나" 하는 고민이 절반은 사라져요.
정리하며
혼자 운영하면 목소리가 뒤죽박죽 섞이기 쉬워요. 써 보니 통일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공유하고 무엇을 나눌지"를 미리 적어 두는 일이었어요. 브랜드 목소리 하나로 다 덮으려 하기 전에, 각 제품 앞에서 사용자가 어떤 마음인지부터 한 줄 적어 보세요. 나누는 기준이 거기서 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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