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기록 앱에 연속기록 스트릭을 넣지 않은 이유
플랜티(plan-t)를 만들며 연속기록 스트릭을 빼기로 한 결정과, 그 자리에 대신 넣은 장치를 1인 개발자 관점에서 정리했어요.
마음기록 앱에 연속기록 스트릭을 넣지 않은 이유
습관 앱을 켜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연속기록이에요. 3일, 7일, 30일. 숫자가 쌓일수록 뿌듯하죠. 그런데 하루를 놓치면 그 숫자가 0으로 돌아가요. 이 리셋의 압박이, 마음을 기록하는 앱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겠다 싶었어요.
라이프케어로그에서 플랜티(plan-t)를 만들다가 이 스트릭 기능을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넣지 않기로 했어요.
스트릭이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
스트릭은 운동이나 단어 암기처럼 "많이 할수록 좋은" 습관에는 잘 맞아요. 오늘 하기 싫어도 숫자를 지키려고 한 번 더 켜게 되니까요.
문제는 마음기록의 목적이 좀 다르다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건 매일 빠짐없이 쓰는 게 아니라, 쓰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여는 거예요. 그런데 스트릭이 화면 맨 위에 걸려 있으면, 앱을 여는 이유가 "내 마음"이 아니라 "숫자 지키기"로 바뀌어요.
며칠 쉬고 오랜만에 앱을 열었을 때 "연속기록 0일"이 반겨준다고 상상해 보면,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줄어들죠. 가장 돌아와야 할 순간에 문턱을 높이는 셈이에요.
스트릭이 맞는 습관 vs 마음기록의 목적 차이
대신 넣은 장치들
그래서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화면을 3번쯤 갈아엎어 보니, 방향이 조금씩 잡혔어요. 스트릭을 뺀 자리엔 이런 걸 넣었어요.
- 부담 낮추기: 하루 한 줄, 10초면 끝나는 입력. 길게 쓰라고 요구하지 않아요.
- 돌아옴을 반기기: 며칠 만에 열어도 "다시 왔네요"에 가까운 톤. 끊긴 걸 지적하지 않아요.
- 흐름 보여주기: 연속 대신, 지난 한 달 중 기록한 날을 잔잔하게 되짚어 주는 정도.
테스트해 보면, 압박을 빼도 사람이 앱을 덜 열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안 써도 괜찮다"는 여백이 있을 때 편하게 다시 오는 쪽에 가까웠어요.
- 낮은 문턱
- 돌아옴 환영
- 강요 없는 흐름
숫자를 뺀다고 게을러지는 건 아니에요
직접 설계해 보니, 동기를 만드는 방법이 스트릭 하나만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주 2~3번이라도 편하게 이어지면, 그게 이 앱한테는 더 건강한 리듬이에요.
기능을 하나 더 넣는 것보다, 어떤 기능은 일부러 빼는 게 더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플랜티(plan-t)는 아직 개발 중이라 이 선택이 정답인지는 계속 확인 중이에요. 그래도 "무엇을 넣지 않을까"를 먼저 정하는 게, 마음을 다루는 도구에서는 꽤 중요한 첫 단추 같아요.
혹시 작은 앱이나 도구를 만들고 있다면, 남들이 다 넣는 기능을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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