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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버튼보다 되돌리기 경로를 먼저 그렸어요

에이전트 산출물 승인 카드를 설계할 때 승인 버튼이 아니라 취소 경로부터 그린 이유와, 플랜 시리즈에 적용해 본 3단 구조를 정리했어요.

7분 읽기

에이전트가 만든 결과물을 사람이 확인하고 넘기는 화면을 짜면서, 처음엔 당연히 승인 버튼부터 그렸어요. 파란 버튼 하나 크게 놓고, 옆에 작게 '나중에'. 그런데 직접 만들어 보니 이 화면에서 제일 무서운 건 승인이 아니라 승인 이후더라고요.

승인은 1초, 되돌리기는 30분

버튼을 누르는 데는 1초가 걸려요. 그런데 잘못 눌렀다는 걸 알아차린 다음이 문제였어요. 산출물이 이미 파일로 저장됐고, 다음 단계가 그걸 읽어서 또 뭔가를 만들었고, 그 결과가 다시 어딘가에 반영돼 있어요. 되돌리려면 이 순서를 거꾸로 밟아야 하는데, 저는 그 경로를 설계해 둔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순서를 뒤집었어요. 승인 카드를 그리기 전에 종이에 이것부터 적었어요. "이 승인이 잘못됐을 때, 사용자는 몇 번의 클릭으로 원상복구되나?" 답이 안 나오면 승인 버튼을 만들지 않기로요.

되돌리기 경로 설계승인 범위 확정카드 UI 구현

3단으로 나눴어요

적용해 봤더니 산출물 성격에 따라 되돌리기 난이도가 완전히 달랐어요. 그래서 승인을 한 종류로 두지 않고 세 단으로 쪼갰어요.

1단 — 자동 통과. 되돌리기가 필요 없는 것들이에요. 초안 저장, 태그 분류, 요약 생성처럼 덮어써도 손해가 없는 작업이요. 여기에 승인 카드를 띄우면 사람이 카드를 읽지 않고 누르는 습관이 생겨서, 정작 중요한 카드도 그냥 넘기게 돼요.

2단 — 확인 후 실행 + 취소 창. 실행은 되지만 일정 시간 안에는 되돌릴 수 있는 것들이에요. 저는 취소 가능 시간을 화면에 숫자로 박아뒀어요. "10분 안에 취소 가능"처럼요. 이 문구 하나가 승인 부담을 확 줄여 주더라고요.

3단 — 사람 승인 필수, 되돌리기 불가. 외부로 나가는 것들이에요. 메일 발송, 공개 게시, 결제. 여기는 취소 창이 없으니 카드에 되돌릴 수 없다는 걸 명시하고, 대신 승인 전에 볼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늘렸어요.

  • 자동 통과
  • 취소 창 있는 실행
  • 되돌릴 수 없는 승인

카드에 꼭 넣은 네 가지

세 단으로 나누고 나니 카드에 뭘 넣어야 할지가 정리됐어요. 테스트해 보면서 계속 남긴 항목은 네 개예요.

  1. 무엇이 바뀌나 — 결과 요약이 아니라 변경 대상이요. "3개 파일 수정"처럼 개수를 적었어요.
  2. 되돌리기 가능 여부 — 가능/불가를 첫 줄에요. 마지막에 두면 안 읽어요.
  3. 근거 — 에이전트가 왜 이 결과를 냈는지 한 줄. 이게 없으면 사람이 판단할 재료가 없어요.
  4. 거절했을 때 어떻게 되나 — 거절이 곧 폐기인지, 다시 시도인지요.

네 번째를 넣기 전에는 사람들이 거절 버튼을 잘 안 눌렀어요. 뭐가 사라질지 몰라서요.

플랜 시리즈에 옮겨 보니

이 구조가 에이전트 화면에만 쓰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플랜비에서 회비 정산이나 로테이션을 확정하는 화면이 정확히 같은 문제를 갖고 있었어요. 확정 버튼은 쉬운데 되돌리기는 어려운 구조요. 그래서 회비 확정을 2단으로 옮기고, 로테이션 저장은 1단으로 내렸어요. 로테이션은 다시 짜면 그만이니까요.

플랜씨처럼 로그인 없이 쓰는 계산기는 애초에 저장이 없어서 이 고민이 필요 없었고요. 반대로 플랜엘의 검색 기록 삭제 같은 건 3단에 가까웠어요. 화면마다 이 질문을 던져 보면 등급이 꽤 자연스럽게 나뉘어요.

정리

승인 UI를 설계할 때 제가 지금 쓰는 순서는 이래요. 되돌리기 경로를 먼저 그리고, 그 난이도로 등급을 나누고, 등급에 맞는 카드를 만들어요. 이렇게 하면 카드 개수 자체가 줄어들어요. 되돌릴 수 있는 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되니까요.

물어보는 횟수가 줄면 사람이 카드를 실제로 읽어요. 승인 화면이 잘 작동하는지 보려면, 사람이 몇 번 눌렀는지가 아니라 몇 번 거절했는지를 보면 되더라고요. 거절이 0이면 그 카드는 이미 형식이 된 거예요.

#에이전트#UI설계#승인워크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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